일본 여행 항공사 추천 – 나에게는 어떤 항공사가 맞을까? (feat. 피치항공의 악명)

 

일본 여행을 갈 때 빼놓을 수 없는 항공사. 수많은 항공사가 있지만, 어떤 항공사를 고르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도 달라질 수 있는데요. 오늘은 일본 여행을 갈 때 선택할 수 있는 항공사의 종류와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순서는 항공권 가격이 비싼 항공사부터, 저렴한 항공사입니다.

1. 한국 국적의 풀 서비스 캐리어 (FSC)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우리나라에 풀 서비스 캐리어는 두 개 항공사 뿐입니다. 흔히 ‘비행기’라고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면서, 항공사 국적이 대한민국인 항공사죠.

위탁 수하물을 무료 제공하고, 기내식도 주고, 승무원도 모두 한국인이어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항공권 변경 또한 비교적 저렴한 수수료로 가능한 경우가 많고, 마일리지 서비스도 운영하기에 비즈니스 차원에서 이용하기도 좋은 항공사죠.

또한 항공편은 날씨에 따라 결항이 일어나는 경우가 잦은데, 대체 항공기를 알맞은 시간에 구해줄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이런 항공사들은 한국 어느 공항에 내려도 대응이 가능합니다. 만에 하나 인천공항에 문제가 생겼다 하더라도 청주에 내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단점은 단 한 가지, 모든 항공사 중에서 가장 비싸다는 것입니다. 서비스에는 그에 맞는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나는 비행기를 탈 때 생각나는 모든 서비스를 다 받고 싶다.

문제가 생겼을 경우의 의사소통을 위해 승무원이 한국인이었으면 좋겠다.

날씨나 기타 사정으로 인해 비행기가 결항 / 지연되더라도 그에 따른 대비책이 확실해야 한다.

2. 일본 국적의 풀 서비스 캐리어 (FSC)

ANA(전일본공수), JAL(일본항공)

일본 또한 FSC 항공사는 두 개 회사 뿐이고, 두 항공사 모두 한국에도 취항합니다.

한국 FSC와 모든 장점을 공유하지만, 승무원이 일본인이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일 노선의 경우 한국인 승무원도 한 명 이상은 타게 되어 있으니, 의사소통 문제로 답답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일본 국적의 항공사이기 때문에 항공편이 결항됐을 경우 한국 국적의 항공기만큼 대응이 빠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JAL은 대한항공과 업무 협약이 되어 있고 ANA 또한 마찬가지로 아시아나와 업무 협약이 되어 있으니 생각한 만큼 문제 해결이 느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 국적 FSC보다 한 가지 좋은 장점이라면, 티켓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합니다. 국적사가 자국민에게 항공권을 저렴하게 판매하면 외항사를 탈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에, 국제항공법 상 외국인에게 운임을 더 저렴하게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한국 국적 FSC와 마찬가지로, 모든 서비스를 다 받고 싶지만 조금 더 저렴하게 가고 싶다.

하지만 결항 / 지연에 따른 대비책은 확실해야 한다.

 

3. 제 3국 국적의 풀 서비스 캐리어 (FSC)

에티오피아 항공

말 그대로, 한국이나 일본이 아닌 제 3국 국적의 항공사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환승기의 존재 때문인데요.

나리타 – 인천 – 제 3국 (유럽방향)

인천 – 나리타 – 제 3국 (미주방향)

이렇게 환승기를 운용하는 회사가 있을 경우, 이 경로의 일부 구간인 나리타-인천 구간만 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나리타-샌프란시스코 이렇게만 타는 사람이 있을 경우 해당 자리는 인천-나리타가 공석이므로 이것 또한 판매하기 때문인데요.

우리가 KTX나 무궁화호를 탈 때를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KTX가 있다고 할 때, 같은 자리여도 서울 – 대전 기차표와 대전 – 부산 기차표 두 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죠.

장점이라면 FSC의 모든 장점을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가끔 정말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장점만 있을 수는 없겠죠. 이 경우 비행기에 한국 / 일본 승무원은 탑승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무언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수 있는데요.

현재 제 3국 FSC는 에티오피아 항공이 유일하므로, 정말 에티오피아 승무원만 탑승합니다. 영어는 어느 정도 통하겠지만, 한국어나 일어는 전혀 통하지 않겠죠.

또한 환승기이기 때문에, 첫 구간에 대해서 지연에 대한 대책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방법은 딱 두 가지.

다음 비행기를 타던가(자리가 없으면 못 타고 대기해야 함).

환불 받던가.

하지만 에티오피아 항공의 경우,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도 위탁 수화물을 23kg, 2개 기본 제공해주는 유일한 항공사입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항공, JAL과 ANA마저 모두 비즈니즈 클래스를 타야 2개 제공해준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꽤 좋은 옵션이죠.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FSC 서비스를 받고 싶지만 정말 아주 저렴한 항공권을 원한다.

그에 따른 지연이나 환불 등 예상치 못한 당황스러움과 황당함도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

4. 한국 국적의 저비용 항공사 (LCC)

진에어, 제주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본 여행을 갈 때 가장 많이 선택하는 항공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FSC에서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애초에 한국에서 일본까지 가는 시간 자체가 2~3시간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받을 시간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이죠. 솔직히 말해 그냥 이어폰 끼고 잠깐 자고 일어나면 그만이니까요.

또한 가장 먼저 알려드릴 것은, 이런 저비용 항공사가 세간의 상식처럼 저렴한 비행기를 운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비행기 연식, 그러니까 평균 기령은 이러한 LCC가 FSC보다 더 짧은 경우도 있을 정도죠.

단지 비행기 내부 통로가 2개인 광동체를 사용하는 항공사가 없다 보니 비행기가 조금 더 작고, 그러다 보니 뭔가 좀 좁고, 더 시끄럽죠. 때문에 더 흔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나는 것 뿐입니다.

또한 에어프레미아, 집에어(진에어 아님)의 경우 787 드림라이너를 운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도 조금 줄어들었죠.

아무튼, LCC는 우리가 비행기에서 기대하고 FSC에서 제공하는 필요 없는 서비스를 다 쳐낸 뒤 운용비를 저렴하게 책정한 항공사입니다. 기본적으로 기내식은 제공하지 않고, 위탁 수하물 또한 추가 비용이 있거나 비싼 티켓에만 제공하죠.

말 그대로 박리다매식 항공사이기 때문에 항공기 취소에 대한 규정이 엄격합니다.

취소 수수료가 항공기 운임을 넘어서 취소해도 금액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제가 작년에 일본 여행을 갈 때 친구 한 명의 여권에 문제가 있어 같이 비행기를 타지 못했는데, 돌려받은 금액이 10만원 조금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것도 티켓을 구매할 때 같이 지불했던 유류 할증료와 공항 이용료가 포함된 가격이죠.

그러니, 일정이 확실해서 정말 취소할 일 없을 때 예약하는 게 좋습니다. 애초에 정말 취소하지 않을 사람에게만 판매한다는 목적성을 가지고 만들어진 티켓들입니다.

또한 이러한 LCC는 회항/지연 발생 시 보상을 받기가 조금 곤란합니다. 위에서 말한  한일 FSC의 경우 취항지도 많고 서로 간의 업무 협약도 있어서 어떻게든 대처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저 비용 항공사들은 일본 쪽 취항지가 그리 많지 않고 일본 쪽 지상 조업이 지원되지 않는 공항에는 내릴 수가 없습니다. 착륙을 할 때는 기장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지상 쪽의 인도 인원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업무가 지원되지 않으면 애초에 착륙을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것이죠/

예를 들어, 나리타 행 비행기가 지연되어서 공항 운영 제한 시간에 걸려버렸다고 합시다.

FSC인 대한항공이라면 하네다에 내려줄 수 있지만, 제주항공의 경우 어쩔 수 없이 간사이에 내려주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간사이 공항에서 나리타 공항으로 가려면 전철로만 5시간을 넘게 이동해야 하고, 전철 비용 또한 17~18만원 정도 나옵니다.

숙소나 일정을 나리타에 전부 예약해 놓은 상태라면 아주 난감해지겠죠.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일정을 바꾸거나 취소할 일이 없고 짐이 적다.

그래도 승무원은 한국인이었으면 좋겠다.

5. 일본 국적의 저비용 항공사 (LCC)

집에어(ZIPAIR), 피치항공

기타 내용은 한국 국적의 저비용 항공사와 동일하지만, 이제 한국의 소보원, 그러니까 소비자보호원의 영향력 바깥에 있는 항공사들입니다.

심지어 피치항공의 경우 2013년까지는 그냥 환불이 불가능한 티켓을 판매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시스템 상 환불 자체는 가능한데, 환불 수수료가 100%였죠.

하지만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피치 항공을 비롯한 일부 해외 항공사의 환불 불가 규정에 대해 무효라는 판정을 내렸고, 이에 2014년부터는 국제선 일반 요금에 한하여 취소 수수료가 35,000원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모든 비행기가 그렇듯 비행기가 제 시간에 잘 뜨고 내린다면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일단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골치가 아파집니다.

피치항공의 악명이 높은 이유는 LCC이면서 외항사라는 두 가지의 문제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인데요.

티켓 취소도 안 되고, 변경도 안 되고, 지연되어도 대응이 미흡하거나 없는 수준이고. 이렇게 한 번 꼬이면 연쇄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물론 결항이라는 게 대부분 항공사 문제가 아닌 날씨에 따른 것이기에 피치항공이라고 해서 더 결항률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적절한 대응을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이 부각되는 것이죠.

환불 받기도 정말 어려운데, 심지어 환불에 성공해도 그 금액이 들어오는 데에 1~2개월은 그냥 소요됩니다. 일본 자체가 그렇습니다. 이러한 전산 시스템 처리 자체가 굉장히 느린 나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가지. 가격만큼은 정말 저렴합니다. 때문에 여타 사이트에서 티켓을 최저가 정렬했을 경우 항상 맨 위에 오기 때문에 미워할 수가 없는 항공사죠.

또한 금요일 퇴근 후 출발 / 일본에서 귀국 후 출근이 가능한 인천 – 하네다 MM808의 스케쥴이 너무 매력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을 모두 감수하고 타는 사람이 많은 항공사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저렴해야 한다.

많이 저렴해야 한다.

상상도 못할 만큼 저렴해야 한다.


 

오늘은 일본 여행 시 선택할 수 있는 여행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은 사실상 여행의 첫인상이나 마찬가지죠. 목적지에 어떻게 도착했느냐에 따라, 같은 경험이라도 다르게 기억되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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